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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라나도 꽃을 피우지 못하는 줄기가 있다. 꽃을 피워도 열매를 맺지 못하는 줄기가 있듯이 말이다. 그러니 잎이 무성하고 볼품 있어 보이는 나무라 할지라도 모두 열매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꽃도 피우지 못하고 열매도 없는 식물은 모두 무익한가? 그렇지는 않다. 식물의 가치를 단순히 꽃과 열매로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 어떤 것은 줄기로, 어떤 것은 뿌리로, 또 어떤 것은 잎으로, 그리고 흘러나오는 수액이나 향기로 각자의 역할을 감당한다. 그러니 모든 식물에 꽃과 열매를 바란다는 것은 식물에 대한 이해의 부족일 뿐이다.

 

가끔 우리는 열매 없는 무화과나무를 책망하시고 저주하신 주님 때문에 열매 없는 것들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너무 많은 것 같다. 주께서 무화과를 저주하신 것은 그분이 행하신 실물설교의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예수님은 이 실물설교를 통해서 믿노라하면서 그 믿음에 대한 열매가 없거나 자신들이 믿는 바에 대한 이율배반적인 삶을 살았던 모든 자들을 책망하셨던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주님의 가르침에 따라 믿는 자로서 마땅히 그 삶에 열매를 맺어야 한다.

 

하지만 예수님은 이 실물설교를 통해 성과주의를 말씀하신 것은 아니다. 간혹 우리는 열매를 맺어야 한다는 것을 성과주의로 잘 못 이해하여 자기 자신과 주변 사람들을 피곤하게 하는 경향이 있다. 신앙은 결단코 성과주의로 판단할 수 없는 영역이다. 무조건 열심히만 하면 하나님께서 기뻐하실 것이라는 성과주의적 신앙으로 자신과 타인을 몰아치는 것은 결코 성경이 요구하는 신앙의 모습이 아니다. 더 많이, 더 열정적으로 헌신해야 은혜의 한 자락이라도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마치 자신의 힘으로 구원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하는 교만일 뿐이다.

 

기독교는 우리가 하나님을 위해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것을 신앙의 핵심으로 강조하지 않는다. 오히려 성경은 하나님이 우리를 위해 모든 것을 이루셨다는 것을 줄기차게 강조한다. 그래서 복음은 은혜이고 사랑이다. 이에 대하여 우리가 살아야 할 삶은 그 은혜에 대한 반응이고 사랑에 대한 증거일 뿐이다.

 

최근 우리교회가 약간의 주목을 받는 것 같다. 개척이라는 것이 미션 임파서블’(Mission: Impossible)로 여겨지는 시대에 그들이 생각하기에 생존을 넘어서 성장하고 있는 모양으로 비쳐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그들의 관점은 우리가 기대하는 바가 아니다. 왜냐하면 교회를 세우시고 성장케 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시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우리는 아직 제대로 서지도 못했고 다양한 도전에 맞설 수 있는 면역력이나 맷집도 없다. 한마디로 우리는 아직 어리다.

 

뿐만 아니라 우리가 추구하는 바는 수의 증가나 외적인 성장도 아니다. 어쩌면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꽃이나 열매가 아닐 것이다. 단지 우리는 폭풍우에도 쓰러지지 않는 뿌리 깊은 나무가되고, 썩은 냄새가 진동하는 곳에 예수의 향기를 내는 나무가 되고 싶을 뿐이다.

 

오히려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곳은 오랜 세월 아무런 외적인 성장 없이도 꿋꿋하게 개혁신앙을 지켜오고 있는 형제교회일 것이다. 난 그들이 진정 존경스럽다.

 

개혁교회라면 반드시 연약한 교회를 돌보아야 한다. 어떻게 하든 자기교회의 성장만을 바라는 자들은 우리 모두가 그리스도를 머리로 한 보편교회의 회원이라는 것을 망각한 자들이다. 그들의 눈에는 꽃이나 열매만 보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겉으로 보이는 열매만을 진짜라고 말할 수 없다. 사실 열매 중에는 먹을 수 없는 것들도 많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는 열매도 없고 꽃도 피우지 못하는 수많은 식물들이 있고, 그것들은 모두가 다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목적대로 자신들의 몫을 다하고 있다. 성도들과 교회도 마찬가지이다. 화려한 것들만, 또는 어떤 결과물로만 지체들과 교회를 판단하지 않고 또 그것만을 추구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화려하고 아름다워 보이는 것들로 말미암아 우리의 마음이 빼앗기지 않았으면 좋겠다. 정말 아름다운 것들은 눈에 잘 보이지 않으니까. 고운 것도 거짓되고 아름다움 것도 헛되나 오직 여호와를 경외하는 자는 칭찬을 받을 것이다(3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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