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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는 행복하고 사소한 소리가 있다.

 

어떤 소리들은 정말 시끄러운 소음이 되기도 한다. 소음이라는 것이 대게는 시끄러운 소리이고 불쾌하며 스트레스를 주는 것들이 많다.

 

아파트가 많은 우리 나라에서는 층간 소음 때문에 일어난 이웃 간의 불미스러운 일들이 뉴스에 등장하기도 한다. 그래서 소음은 사람과 사람 사이를 갈라 놓기도 하고 다툼을 일으키기도 한다. 자동차의 경적 소리라든지, 취객들이 다투는 소리라든지, 달리는 차 안에서 들리는 이상한 잡음 같은 경우도 여간 신경 쓰이는게 아니다.

 

하지만 모든 소리가 다 소음이 되는 것은 아니다. 뜨거운 태양아래 지난한 여름을 보내고 어느 가을 아침에 듣는 낙엽 굴러다니는 소리라든지, 밤새워 나눠도 끊이지 않는 겨울 밤 대화 속에 살며시 들려 오는 누군가의 눈 밟는 소리라든지, 긴 겨울이 지나고 불어오는 따뜻한 봄 바람소리라든지, 한낮에 뜨거운 아스팔트를 식혀주며 내리는 소낙비 소리라든지 이렇게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소리들도 너무 많다.

 

그러고 보면 모든 소리들이 다 시끄럽고 불쾌하고 스트레스를 주는 것은 아니다.

 

특히 가끔은 소음처럼 들리는 것들 중에도 기분 좋은 소음이 되는 것들도 있다. 소음이 기분 좋은 소리일 수도 있다는 것은 논리에 맞지 않는 말같기도 하지만, 분명히 모든 소음이 다 그렇지는 않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소음조차도 행복한 소리가 되는 것이 분명히 있다.

 

특히 개인적으로는 주일에만 들을 수 있는 행복한 소음이 있다. 아침 일찍 사무실에 나와 예배를 준비하고 있노라면, 어느 순간부터 예배당이 조금씩 시끄러워지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누군가가 들어와 가방을 내려 놓고 의자를 빼는 소리, 누군가가 주방에 들어가 무엇인가를 준비하는 소리, 그러다가 또 누군가 들어오면 서로 반갑게 인사하고 서로를 맞아주는 소리, 아이들이 뛰어다니고, 재잘거리는 소리 같은 것들이다.

 

특히 그 중에서도 예배를 마치고 난 후 함께 식탁교제를 나누면서 웃고 떠들며 이야기 꽃을 피우는 성도들의 소리는 소음이라고 말할 수 없는 행복한 소리다.

 

뭐라고 떠드는지는 알 수 없지만 어느 순간 누군가의 말에 박장대소하고 또 누군가의 말에 경청하며 서도 맞장구치고, 아무튼 무슨 말인지는 알 수 없지만, 성도들이 떠드는 소리는 어느 카페에서 책을 읽을 때 듣는 음악소리보다도 더 좋다.

 

어떻게 보면 별것 아닌 것 같은데, 그 소리가 너무 좋다.

 

성도들이 웃고 떠드는 소리, 그것은 사무실에 앉아서 들을 수 있는 가장 행복한 소리이다. 괜히 혼자서만 좋아하고, 혼자서만 즐기는 알 수 없는 비트의 음악처럼 그 소리들이 너무 좋다.

 

성도들이 웃고 떠드는 소리는 어느 순간 작아지거나 없어지면 다시 듣고 싶어지는 오케스트라 연주같다. 주일이 기다려지는 이유 중에 하나다.

 

그래서 가끔 주일저녁 집으로 돌아갈 때에는 좋아하는 음악을 듣다가 와이파이가 끊어졌을 때의 기분이 들기도 한다.

 

다시 와이파이가 연결되려면 일주일을 기다려야 한다니 그 시간이 너무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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